2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문예진흥원.
한나라당 강 의원은 피감 단체를 사정없이 몰아세우는 의원석에, 영화배우 장씨는 국감 대상인 영진위 부위원장 자리에 앉은 것.
두 사람은 공직을 맡기에 앞서 스타로 화려한 은막 생활을 거친 것으로 유명하다. 1975년 '성춘향'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장 부위원장은 '겨울여자' '별들의 고향' '적도의 꽃' '깊고 푸른밤' 등 7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80년대초 정윤희 유지인과 함께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강 의원은 60년 '로맨스 빠빠'(신상옥감독)로 데뷔한 뒤 '맨발의 청춘' '떠날 때는 말 없이' 등 500여 편에 출연하며 60, 70년대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장 부위원장의 국감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개인적 사정으로 불참했지만 스타 출신인 장 부위원장이 출석해야 '살벌한' 국감 현장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영진위 간부들의 설득으로 현장에 나왔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영화계 인연으로 두 사람은 점심 식사 뒤 국감 현장에 들어서면서 패션에 대해 조언을 하는 등 따뜻한 덕담을 나눴다.
"장 부위원장을 보면 한마디로 자랑스럽습니다. 배우 출신 후배가 영진위 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우리 영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강 의원)
"이번 국감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선배님(강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의 지적이 영진위와 우리 영화 발전에 '보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장 부위원장)
장 부위원장은 또 "거의 30년간 배우로 활동했고 14년간 교수(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로 강단에 섰지만 국민의 돈을 쓰는 영진위 부위원장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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