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할린 천연가스 北공급 추진

  • 입력 2003년 9월 29일 18시 25분


러시아 사할린 천연가스의 한반도 연결사업인 코러스(KoRus) 프로젝트를 북한에 제의했던 커트 웰든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의회 대표단과 함께 10월 말 북한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웰든 의원은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동맹 5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10월 말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하며 5월 방북 때 제안한 ‘러시아 천연가스를 이용한 북한 전력난 해소 방안’이 포함된 2단계 핵문제 해법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한 세미나 참석자가 28일 전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핵문제 해법의 하나로 천연가스 공급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정부와 무관한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웰든 의원은 방북기간 중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예정이며 이어 서울을 방문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그는 5월 30일부터 사흘 동안 동료 의원 5명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강석주(姜錫柱)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을 만나 북한의 핵 포기 및 사찰 수용의 대가로 미국은 불가침조약을 체결하고 30억∼50억달러의 대북 경제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북핵 해결 방안을 제시했었다.

웰든 의원은 북한에서 돌아온 다음 날인 6월 2일 청와대를 방문해 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천연가스 개발 문제에 대해 북한은 대단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코러스 프로젝트: 미국 정유사 엑슨모빌이 개발권을 갖고 있는 사할린 가스전에서부터 러시아 구간(1500km)과 북한(600km)을 거쳐 한국(200km)으로 이어지는 총연장 2300km의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 4년간 5억∼4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이 이미 추진 중인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관 공사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되지만 엑슨모빌이 부시 행정부 인사들을 통해 집중적인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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