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신당 호화빌딩 입주자금 어디서 났나”

  • 입력 2003년 9월 30일 19시 32분


한나라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 이후 노 대통령과 통합신당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노 대통령의 ‘무(無)당적’ 국정운영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에 대한 배후 지원 노력을 감추기 위한 정략적 음모가 깔려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논리다.

한나라당은 먼저 노 대통령의 ‘이중플레이’를 문제 삼았다.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30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애써 자기가 만든 당의 당적을 갖지 않고 무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한국정치사상 유례없는 실험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최 대표는 이어 “이렇게 됐으면 대통령이 신당으로 가서 ‘이것은 노무현당’이라고 만천하에 보여주는 것이 타당하다”며 “속과 겉이 다른 모습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박주천(朴柱千) 사무총장도 “국민통합과 지역감정 해소를 외치면서 당선된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갈가리 찢어서 호남당으로 만들어놓고 탈당했다”며 “통합신당 입당은 추후에 하겠다니 비겁하기 짝이 없는 ‘양다리 걸치기’ 작전이다”고 가세했다.

박진(朴振)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은 총선용 정략에 매몰돼 ‘무당적’ 대통령으로 국민을 혼란하게 할 것이 아니라 책임정치와 정당정치의 정도를 즉각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신당에 대해 각을 세웠다.

박 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신당에 참여한 사람들의 과거 경력이 개혁과는 너무 거리가 있어 ‘통합신당=잡탕신당’이라 할 만하다”며 인터넷에 실린 통합신당 참여자들의 과거 경력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박 총장은 특히 “신당은 민주당을 망가뜨려놓고서 무슨 돈으로 초호화빌딩(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 들어갔느냐”며 “신당은 창당에 들어간 자금명세를 밝혀라”고 주장했다. 김성완(金成浣) 부대변인도 통합신당이 총선 때까지 대통령 입당을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 대해 “여당으로서 기득권은 실컷 누리면서 노무현 정부의 실정과 비리책임은 공유하지 않겠다는 계산”이라고 논평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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