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국정감사]“梁향응 특검 도입해 의혹 밝혀야”

  • 입력 2003년 9월 30일 1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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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대전 고검에 대한 국회 법사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양길승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30일 대전 고검에 대한 국회 법사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양길승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지난달 28일 대전고검에서 진행된 국회 법사위의 청주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한결같이 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향응을 받고 사건무마청탁을 받았는지와 김도훈(金度勳) 전 청주지검 검사가 수사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는지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의원들은 청주지검의 수사가 이번 사건의 핵심인 권력형 비리는 외면한 채 김 전 검사의 몰래카메라 개입부분과 개인비리를 캐내는 데만 치중해 본질을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심규철(沈揆喆·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은 살인 및 갈취교사,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내사를 받아오던 이원호씨(50·구속)가 만일에 대비해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대통령 주변인물에게 향응을 제공하며 로비를 벌인 권력형 비리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검찰수사가 국민들의 의혹을 명백히 해소시켜주지 못하고 곁가지만 다루고 있는 등 모든 분야에 의혹이 많다”며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을 명백히 해소할 수 있도록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洪準杓·한나라당) 의원은 “도둑을 밝혀낸 검사를 잡는 수사가 과연 검찰 주장대로 정도를 걸은 수사인지 의문”이라며 “몰래카메라 부분도 이원호씨와 사업상 갈등을 빚고 있던 홍모씨가 이씨 비리를 캐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 “김 전 검사가 외압을 받았다고 한 강모 부장검사가 이원호씨와 안면이 없다고 하지만 6월 중순 이씨 소유의 관광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신 것을 본 사람이 있고, 청와대의 진상조사 발표와 달리 양 전 실장도 6월 28일 술자리 당시 술집 여종업원과 소위 ‘2차’를 나갔다”며 청와대 발표의 축소의혹을 제기했다.

천정배(千正培·통합신당) 의원은 “양 전 실장 사건에 의혹이 남아 있다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하지만 근거 없이 의혹을 부풀려 대통령 주변 인사를 공격하고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정략적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순형(趙舜衡·민주당) 의원은 이원호씨 변호인인 김원치(金源治) 변호사가 ‘(이원호씨가)자신의 범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 정치권력이나 권세 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해 해결하려 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이런 행위로 여러 사람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고영주(高永宙) 청주지검장은 “김 전 검사에 대한 모든 혐의내용을 입증할 만한 물증을 확보하고 있다”며 “검사의 양심을 걸고 (김 전 검사의 주장과 같이) 수사와 관련된 일체의 외압이나 압력행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전=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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