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서 퇴장하시오"김 이사장

  • 입력 2003년 10월 1일 00시 30분


국정감사를 받던 기관장이 국감장에서 퇴장당하는 이례적인 일이 일어났다.

30일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대한 국감을 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송훈석(宋勳錫·민주당)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반경 김재규(金在圭·사진) 공단 이사장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의원들로부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형 건평(健平)씨의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경남 거제시 구조라리 별장 신축과 관련해 공단이 특혜를 베풀어 허가를 내준 것이 아니냐는 집중 추궁을 받았다.

이에 김 이사장이 “법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으며 결코 특혜가 아니다”는 답변으로 일관하자 전재희(全在姬) 오세훈(吳世勳)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이런 답변 태도로는 더 이상 국감을 계속할 수 없다”며 퇴장을 제안했다.

특히 오 의원은 “김 이사장이 전문성이 부족한데도 공단 이사장에 취임할 수 있었던 것은 노 대통령의 당선 공신이기 때문”이라며 임용 절차의 정당성을 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계륜(申溪輪·통합신당)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정책국감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하고 “김 이사장이 거짓말을 한다면 법에 따라 위증으로 다루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한 차례 정회를 한 뒤에도 파행이 계속되자 송 위원장은 “김 이사장을 퇴장시키지 않고는 원만하게 국감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퇴장을 명령했다.

김 이사장이 퇴장하자 신 의원도 “이거 왜 이러십니까. 저도 퇴장하겠습니다”라며 국감장을 떠났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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