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北核 대화국면이 파병 변수” 국군의날 기념사

  • 입력 2003년 10월 1일 18시 19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 “이라크 파병 문제를 검토하는 데 있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확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무엇보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확신할 수 있는 보다 안정된 대화 국면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5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히고 “파병 문제가 어느 쪽으로 결정이 나더라도 이것이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새로운 불씨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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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또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추기 위해 앞으로 10년 이내에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면서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가진 대한민국이 자주국방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국제사회에서 떳떳하지 못하고 우리 국민도 부끄러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라크 파병에 대한 국내 여론은 부정적인 쪽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고 “파병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윤 장관은 언론사 정치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라크 파병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윤 장관은 이라크에 전투병 대신 공병과 의무병을 파병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쪽(미국)에선 치안을 유지할 경보병으로 규정해서 파병을 요청해 왔다”며 “그래서 전투병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차기 6자회담과 관련해 “이달에는 일정이 많아 회담이 열리기 힘들다”며 “11월이나 12월이 돼야 할 것 같으나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는 “이라크에 대한 공병대와 의료부대 파병이 한미관계에 미친 영향이나 외교적 입지 등에 준 긍정적 효과를 감안할 때 추가 파병은 그보다 몇 배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사는 지난달 30일 주미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위원장·서정화 한나라당 의원)의 국정감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이라크 추가 파병은 조건을 걸지 않고 하는 것이 좋겠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우리가 조건 없이 파병해도 음으로 양으로 도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구체적인 파병 규모와 관련해 “최소한 3000명이 될 수도 있고 미국 쪽에서는 5000명 얘기도 나왔지만 숫자로 규정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구조 자체가 사단 형식을 취하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대사는 차기 북핵 6자회담의 개최 시기에 대해 “중국이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10월 중에 열리기를 희망하지만 늦어도 11월 중에는 열려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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