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검사가 “宋씨 즉각 구속” 주장 파문

  • 입력 2003년 10월 3일 19시 09분


서울지검 조사부 이영규(李暎珪·43·사진) 부부장 검사가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 재독 학자 송두율(宋斗律)씨에 대해 “즉각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현직검사가 개인 의견을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더구나 이 검사는 “(이 사건) 주임검사의 소신을 믿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며 수사팀의 신뢰 문제까지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검사는 3일자 모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송씨에 대한 선처 주장은 부당하다”며 “국내 연계세력에 대해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안사범의 경우 정치적 고려를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집권자나 검찰의 개인적 성향과 ‘코드’에 따른 정치적 고려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형평성 및 법집행의 일관성에 어긋나고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없으며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은 외국인이라도 처벌하고 있고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 이후에도 국보법 위반 사범은 구속 수사해왔기 때문에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는 “법무부 특수법령과에서 북한법을 연구하고 서울과 창원지검 공안부에서 공안사건을 처리한 검사로서 동료 검사 10여명에게 물어봤더니 송씨를 모두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해 이런 주장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검사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여론을 떠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여론에 기고하는 것은 부부장 검사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사전에 수뇌부와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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