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大檢국감]권노갑씨 “민주당 빌린돈 50억 갚아야”

  • 입력 2003년 10월 6일 19시 39분


6일 오후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현대비자금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이익치 박지원 권노갑씨(왼쪽부터)가 의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6일 오후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현대비자금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이익치 박지원 권노갑씨(왼쪽부터)가 의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6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사위의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과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현대의 비자금 수수 경위와 사용처를 묻는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에도 불구하고 돈 받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조순형(趙舜衡·민주당) 의원이 박 전 장관에게 “검찰 기록에는 박 전 장관이 먼저 현대측에 돈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박 전 장관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박 전 장관은 또 “현대의 돈이 (나에게) 전달됐다는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의 말을 전해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며 “(현대와) 그런 돈을 받을 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권 전 고문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에게서 금강산 관광사업 관련 카지노 허가 청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김용균(金容鈞·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정 회장은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할 입장이 못 된다”고 부인했다.

또 심규철(沈揆喆·한나라당) 의원이 “이익치씨는 권 전 고문이 현대측에서 거액을 받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왜 부인하느냐”고 추궁하자 권 전 고문은 “이익치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권 전 고문은 “현대에서 받은 돈은 한 푼도 없으며 아는 사람 2명에게서 각각 50억원씩 모두 100억원을 빌려 민주당에 전달한 사실은 있다”며 “이 가운데 50억원은 갚고 나머지 50억원은 못 갚았다”고 주장했다.

권 전 고문은 또 “올해 7월 2일 ‘진승현(陳承鉉)씨의 돈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무죄판결을 받고 김상현(金相賢) 임채정(林采正) 의원과 함께 이상수(李相洙) 전 민주당 사무총장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이 전 총장에게 ‘50억원을 빨리 갚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상수 의원은 “지난해 대선 직후 민주당에 우호적인 한 기업인이 나를 찾아와 ‘권 전 고문에게 100억원을 빌려주고 50억원밖에 못 받았는데 50억원을 갚을 수 있느냐’고 물어본 일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권 전 고문은 2명에게서 돈을 빌렸다고 말했는데 그 기업인이 (50억원은) 다른 사람 명의로 빌려줬기 때문에 권 전 고문은 2명이라고 주장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일제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 및 비리 의혹 등에 질의의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조순형 의원은 노 대통령이 ‘(송두율씨 혐의와 관련해) 불리한 사실이 많이 나온다’고 말한 데 대해 “이미 친북활동 혐의가 드러나 구속 수사해야 할 사안인데 대통령이 송씨 변호인이나 가족처럼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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