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연합(ASEAN)+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현지 교민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국내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제는 (두 세력이) 적어도 공존할 수 있는 토대가 있는 만큼 서로 합의하고 승복하는, 공존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지배계급이나 주류가 되지 않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배제되고 기회가 박탈됐다”며 “그때는 타도와 독재간에 공존이 용납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공존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우리 역사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것이고 내가 그것을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노사간 대화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나도 (재야변호사 시절에) 노동자 투쟁을 부추기고 했는데, 지금 보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때의 투쟁논리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경제와 사회통합에 많은 부담이 되고 있어 마음의 부담이 없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내가 당선될 때 거대언론이 절대적으로 반대했는데, 대단히 규칙을 위반하면서 했다”며 “언론이 본래 정권에 반대편이고 비판적인데, 이 문제를 내가 잘 풀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검찰의 SK 비자금 수사를 염두에 둔 듯 “검찰 수사 얘기가 나오면 표적수사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검찰과 국세청이 이 기업을 손볼까 하는 얘기가 오가는 것 없고, 대통령에게 미움을 받아서 세무조사 받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발리=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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