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발단과 국방부 입장=민간전문가로 조사단에 참가한 박건영(朴健榮) 가톨릭대 교수는 6일 정부합동조사단의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북부 모술지역 상황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조사단 발표에 대해 “현지 조사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져 파병에 따른 안전성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강대영(姜大榮·국방부 정책기획차장) 조사단장은 7일 추가 브리핑을 자청해 “빠듯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헬기와 차량, 도보정찰 및 민간인 접촉 등을 통해 모술 시내를 짜임새 있게 조사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조사단 도착 전 서희부대 등 군 관계자들로 구성된 사전조사팀을 가동해 현지 주민들을 접촉하고, 치안사정을 파악해 종합보고서에 반영했다”며 “군 기밀사항이 포함돼 있어 이런 사실을 일부 조사단원에게만 알렸다”고 설명했다.
▽박건영 교수 입장=사전조사팀의 실사 결과가 종합보고서에 반영될 만큼 중요했다면 당연히 그 내용을 모든 조사단원에게 알리고 공유했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별도 (사전조사)팀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이 팀의 현지 조사결과를 알려줬다면 더욱 충실한 보고서를 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 단장이 민간전문가들의 조사내용을 종합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민간전문가들을 배제한 것”이라며 “민간전문가들은 정부조사단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차 조사단이 가더라도 조사시간과 상관없이 현지인과의 접촉이 제한된다면 안전성을 평가할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술의 안정성 평가=현지 미군자료에 따르면 종전 이후 미영 동맹국군에 대해 발생한 적대행위 1633건 중 176건이 모술에서 발생했으나 8월 이후에는 테러로 인한 미군 사망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또 현지 주둔 중인 미 공중강습사단의 소탕작전으로 테러 위협이 감소하는 등 점차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최근 미국을 다녀온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도 “모술 등 북부지역이 종전 후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얘기를 미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유엔 이라크사무소는 모술과 키르쿠크 등 이라크 북부지역이 여전히 위험하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냈다. 또 USA투데이지는 8월 17일부터 43일간 최소 40여차례 미군이 공격받았다고 보도하는 등 외신들은 모술에서 미군을 겨냥한 후세인 추종세력에 의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군의 유력한 파병후보지인 모술의 안정성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는 만큼 추가 조사단을 파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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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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