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수사 결과를 보면서 여간 실망스러운 게 아니다. ‘혐의’를 부정하다가 계속 번복하는 그의 언행은 사상의 편향성만큼이나 이중적 성격을 보여주는 듯해서 배신감을 느낀다. 조국에 귀의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적인 측면에서 이해가 된다. 학자적 양심으로 자신의 과거를 솔직히 고백하면서 용서를 구했다면 다정다감한 우리 국민은 너그럽게 받아주었을지도 모른다.
송 교수 처리는 ‘대한민국 법률’의 잣대를 기준으로 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송 교수에 대한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태도는 모호하기 이를 데 없다.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부터, 법의 권위를 사수해야 할 법무장관에 이르기까지 송 교수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비친다. 공정한 사실 보도로 국민의식의 길잡이가 돼야 할 공영방송 KBS까지 송 교수를 미화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우리 학생들은 극심한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교단에 있으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법과 원칙을 지켜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였다. 여러 가지 가치관이 혼재하고 인간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안타까운 면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모든 문제는 ‘법’이라는 원칙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 그것은 교육을 바로 세우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학교 갈 때마다 드는 의문 중의 하나는 도대체 우리 아이들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송 교수의 혐의가 분명해 보이는 만큼 그 진실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지도층은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걱정된다.
이상진 한국 국공사립초중고 교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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