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實名 언급안한채 첫 반응

  • 입력 2003년 10월 9일 19시 17분


북한의 평양방송은 8일 ‘사람잡이에 미쳤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남조선을 방문한 한 해외동포를 북한과 연결시키는 것은 억지”라고 주장했다.

평양 방송은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최근 한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송두율씨 사건을 사실상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보도에서 “한나라당 패거리들이 사람잡이에 미쳐도 되게 미쳤다”, “패거리들에겐 끝까지 대결하려는 앙심만 차 있다”며 한나라당을 원색적으로 매도했다. 북한은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도 “파쇼난동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정원이 1일 “송씨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국회에 보고한 뒤 1주일간 침묵을 지켜온 북한이 뒤늦게 송씨 문제를 언급한 것은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송씨가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싶은 북측의 심경과 송씨 실명(實名)을 거론할 수 없는 상황이 보도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검찰이 송씨를 기소할 경우 북측이 거세게 항의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때도 한국 정부를 거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그동안 한총련 대학생 구속, 대북송금 특별검사제 통과 등 한국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선 공격적인 논평을 내 왔으나 송씨에 대해선 2001년 서울지법이 “송씨를 노동당 후보위원으로 볼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을 때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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