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파병 규모가 작을 경우 대미 발언권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미국측도 여러 경로를 통해 파병에 따른 실익을 언급한 만큼 파병규모는 최소한 6000∼7000명, 많게는 1만명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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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라크에서 우리 스스로 방어능력을 갖추고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개 여단 이상을 포함하는 한국군 1개 사단을 편성하고, 예하 여단을 모술 등 이라크 북부지역에 나눠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내달까지 최소 6000∼7000명 규모의 ‘한국형 독자사단’을 편성해 내년 1, 2월경 모술지역에서 철수하는 현지 미군과 임무를 교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지 치안유지와 전후 재건 임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선 (폴란드형 사단 규모인) 3000여명 규모는 너무 작으며 자력으로 부대를 방호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달 말까지 파병 부대의 편성 등을 마친 뒤 12월부터는 현지적응 훈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18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이라크 평화정착과 신속한 전후 재건 지원을 위해 추가 파병을 결정하고 이를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윤 대변인은 “그러나 파병 부대의 성격 형태 규모 시기 등은 미국의 요청을 고려하되 국민여론의 지속적인 수렴과 제반 현지조사단의 조사 결과, 국군의 특성 및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라크의 평화 정착과 재건 지원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독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또 “정부는 이라크 재건을 위해 앞으로 4년에 걸쳐 총 2억6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민주당과 통합신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서 앞으로 국회 파병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장영달(張永達) 국회 국방위원장은 다음달 초나 중순경 15명 이내의 국회조사단을 구성해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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