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 통합신당 지도부 구성 몸살

  • 입력 2003년 10월 22일 18시 03분


통합신당과 민주당이 새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최근 신당창당추진위원회(추진위·공동대표 박명광·朴明光 경희대 교수 등)와 함께 11월 9일 ‘범여권 신당’을 창당키로 한 통합신당 주비위(신당)는 27일 창당준비위원회 출범과 함께 3인 이내의 공동 임시지도부를 구성키로 22일 합의했다.

하지만 임시지도부의 수와 기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의석수에서는 신당(44석)과 추진위(0석)가 비교가 안 되지만 추진위는 발기인 4만여명을 모집해 창당에 필요한 ‘정치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어 그 입김이 만만치 않다.

우선 구성을 놓고 통합신당은 “신당 1명, 추진위 1명, 외부 인사 1명 등 3인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추진위는 “꼭 3인일 필요는 없고 신당의 취지에 맞게 외부 인사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며 신당 주도로 임시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임시지도부의 ‘유효 기간’도 논란 대상이다. 신당은 “임시지도부가 국민투표 이후 당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존속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추진위는 “국민투표 직후 연내에 전당대회를 열고 경선으로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당 주도의 임시지도부가 수개월 동안 지속될 경우 정규 지도부 선출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다 김두관(金斗官)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신당 대표 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신당의 한 초선 의원은 “추진위는 연내 지도부 경선을 신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이벤트로 보는 것 같다”면서도 “민주적 절차도 좋지만 탈당까지 불사하며 만들어진 신당 주비위의 연착륙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초 조순형(趙舜衡) 비상대책위원장을 임시 당 대표인 중앙위의장에 추대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었으나 추미애(秋美愛) 의원이 이날 대표 경선 출마를 전격 선언하고 나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선에 나가겠다는 의지와 역량을 가진 분들이 있는 이상 경선에 나설 생각이 없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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