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일괄해법론 공감대 확산

  • 입력 2003년 10월 23일 1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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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비자금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대선자금을 비롯한 모든 정치자금에 대한 자진공개나 검찰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이를 토대로한 사면.처벌 및 관련 법제도와 정치문화 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급속하게 형성되고있다.

특히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귀국한 후 25,26일 이틀간 주요 4당 대표들과 연쇄 개별회동을 갖는 자리에서 재신임 국민투표와 함께 정치자금 문제 해법이 중점 논의될 전망이어서 이같은 해결 방법과 절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월 당시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대선자금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여야의 대선자금 동시 공개->국민이 이해할 경우 사면 혹은 처벌->제도개혁의 해법을 정치권에 제안했으나, 여야간 공방속에 묻혀 버렸다.

그러나 최도술(崔導術)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11억원 수수 사건과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 의원의 100억원 수수 시인을 계기로 '열린우리당'은 모든 정치자금의 '고해성사와 특별사면, 제도개혁'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고, 한나라당도 대선자금공개를 검토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23일 싱가포르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자금을 다 밝히라고 하는데 나만 밝히면 끝나나 싶어 (정당대표들과 회동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해 보려 한다"며 "한국의 정치공방은 해결안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무슨 일이든해결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해 정당대표들과 회동에서 자신의 지난 7월 제안을 거듭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도 이날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오는 26일 노 대통령을 만나면 정치개혁 문제와 지난번 국회 대표연설에서 제기했던 완전선거공영제등이 화제가 될 것이며, 당연히 대통령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도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해 정치자금 문제와 선거제도 개혁 문제를 거론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차제에 대통령 선거는 물론 모든 선거 및 정치활동과 관련된 제도개선과 문화.인식변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하며 최 대표도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당은 정당법,정치자금법, 선거법의 대수술을 동시에 과감하게 추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총무는 대선자금 공개 용의에 관한 질문에 "정치개혁에 필요하다면 어떤 것도 사양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며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혔고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 "어느 일방만 돈선거를 했다는 것은 있을수 없으므로 양쪽에서 다 밝히고 이를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분과위원장단 회의에서 "(각당이) 대선자금과 총선자금 및 경선자금까지 낱낱이 밝히고, 즉각적이고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모든 정치인이 법앞에 발가벗고 심판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정동채(鄭東采) 홍보기획단장은 "이와 관련해 고백도 하고 자백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기(金元基) 창당주비위원장은 "검찰이 SK비자금뿐 아니라 대선자금 전체와(2000년) 총선 불법자금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정치권이 이번 일을 계기로 털 것은 털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비상대책위원장은 SBS라디오에 출연, "여야는 정말 이번에야 말로 정경유착을 근절시키는 계기로 삼기 위해 총선.대선 자금의 진상을 공개하는 고해성사를 하고 새 출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金榮煥) 정책위의장 역시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선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므로 지금까지 나온 것만으로도 모든 정치권이 국민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했고 강운태(姜雲太) 의원도 "대선자금에 대해선 차제에 여야를 막론하고 고해성사를 하고 용서를 구할 것은 구하고, 법적으로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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