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깔끔하게 정리하겠다"

  • 입력 2003년 10월 24일 06시 48분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정치가 시끄럽고, 나도 곤경에 빠져 있어서 한국이 주저앉거나 뒷걸음치지 않을까 걱정할지 모르지만, 한국으로 돌아가서 (국내 정치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숙소인 샹그릴라호텔에서 싱가포르 현지 교민 300여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내가 정치하는데 충분히 희망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같이 말해 국내에서 초미의 현안이 돼 있는 대선자금 문제나 재신임 국민투표 문제를 풀어나갈 나름의 구상이 서 있음을 시사했다.

▼관련기사▼

- 盧, 오늘 APEC 정상회담 마치고 귀국

노 대통령은 또 “나는 여러 번 죽었다 살아났고, 여러 번 쓰러졌다 일어났다. 이번에도 다시 살아나고 일어날 것이다”면서 “야당과 싸워서 일어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정치가 바로서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실패할 수 있어도 한국은 실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국민의 노력이 우리 정치를 더 이상 이 상태로 버티지 못하게, 앞으로 변화하게 할 것”이라며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모두가 잘되려면 정치와 언론이 잘돼야 하는데, 언론은 여기에서 가타부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지 교민들이 여러 차례 박수로 환대하자 “사실 내가 국내에서는 인기가 별로 좋지 않다. 기가 좀 죽었다”며 “그러나 여러분을 만나 인기와 관계없이 대통령 대접을 받으니 한편으로는 기쁘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싱가포르=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