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전 비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김정일 독재체제는 그것을 지지하는 국제세력과 연계돼 있으므로 북한 주민을 구원하는 투쟁은 민주주의적인 국제역량과의 연대성을 떠나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망명설’과 관련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터무니없는 헛소문”이라며 “대한민국은 나의 조국이고, 나는 나의 조국 땅에서 죽고 싶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방미 반대 움직임과 관련해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나는 순진한 청년 학생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순진한 그들을 기만하고 부추기고 선동해 그릇된 방향으로 내몰고 있는 그 배후의 반민족적이고 반인민적 집단에 대해 비열하다고 생각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황 전 비서는 2001년 미 하원과 디펜스포럼재단 초청으로 방미를 추진해 왔으나 대북 포용정책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1997년 4월 한국에 들어온 뒤 첫 해외 방문에 나서는 황 전 비서는 이번 방미기간에 워싱턴에 머물며 미 의회 의사당에서 열리는 의회 방위 및 외교정책 포럼에 참석해 북한 실태 등을 설명한 뒤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청은 한총련이 황씨의 방미 저지를 위한 결사대를 모집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어 황씨에게 경호요원들과 함께 출국하도록 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신변보호조가 필요 없다고 미국측에서 통보가 왔으나 한총련의 반발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신변보호조를 붙이기로 했다”며 “황씨의 일정 등도 비밀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총련은 25일까지 주한 미대사관 앞에서 ‘황장엽 방미 저지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이는 한편 황씨의 출국시 공항에서 실력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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