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축전과 관련해 남측 조직위원회는 북측이 행사에 참가하는 개런티 명목으로 현금 100만달러과 120만달러 상당의 현물 등 미화 220만달러를 주기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조직위원회는 행사 착수금 형식으로 이미 현금 50만달러를 북측에 지급했다. 이 착수금은 MBC가 평화축전 주간방송사로 선정된 후 중계료 등의 명목으로 조직위원회에 지불한 돈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측이 지급하기로 한 나머지 개런티가 해결되지 않아 북측 참가단이 이에 항의하며 출발이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북측 참가단은 27일 오후 제주공항 출발에 앞서 현물 120만달러의 지급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남측 조직위는 북측 예술단과 취주악단의 불참으로 행사가 차질을 빚었기 때문에 북측도 책임이 있다며 60만달러의 현물지급만 약속했다.
양측 조직위원회는 북측 참가단 숙소인 제주시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개런티 지급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됐다.
이에 앞서 북측 예술단과 취주악단이 불참하자 MBC는 주간 방송사를 포기했으며 북측에 주기로 한 나머지 현금 50만달러를 지불하지 않았다.
김원웅(金元雄) 남측 평화축전 공동조직위원장은 "외국 유명 단체를 초청할 때 개런티를 주는 것처럼 평화축전 행사에 참가하는 북측에 개런티를 지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며"북측이 예술단과 취주악단 체육선수단 등 400명 규모로 참가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가 일방적으로 참가인원을 줄이는 등 먼저 계약을 어겨 당초 예정된 개런티를 지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공동조직위원장은 "기업들의 광고료와 후원금 등으로 북측에 지급할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현물 지급은 양측 조직위원회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공동조직위원장은 "남북행사와 관련해 북측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관례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측에 지급되는 개런티 외에 경기장정비와 북측 참가단 체재비 등 평화축전 행사비용은 남북교류협력기금과 행정자치부 특별교부세 등으로 충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평화축전 행사를 위해 북측 참가단에 개런티를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지역 주민들은 평화축전의 순수성을 크게 훼손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주시 변모씨(42·자영업)는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 같은 공식행사는 그나마 이해할 수 있지만 순수 민간단체 남북교류 행사까지 북측에 뒷돈을 주면서 치러야하는 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원모씨(39·회사원)는 "개막식에서 북측 대표가 평화축전을 남북 화해의 장, 통일을 앞당기는 행사라고 표현했으나 돈을 주기로 하지 않았다면 북측이 왔겠느냐"며"북측이 외화벌이를 위해 남북 행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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