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부 지지자들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축출된 이후 북한 새 정부의 지도자로 황씨를 꼽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황씨 자신은 “나는 학자일 뿐”이라고 하면서도 “장차 북한을 이끌어갈 사람들을 교육하는 데 일정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북한에 변화의 바람이 불면 안내자로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 인권단체 디펜스포럼(회장 수전 숄티) 초청으로 방미한 황씨는 27일 오후 1시반경(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해 다음달 4일까지 약 일주일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공항에서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승용차편으로 곧바로 숙소로 이동했다.
황씨의 워싱턴에서의 활동은 31일 디펜스포럼이 하원 별관에서 주최하는 공개 포럼에 참석하는 것 외에는 신변안전 문제를 이유로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황씨가 30일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는 일부 미국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한미 양국 정부간 사전 양해에 따라 청문회 출석은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의원들과의 면담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디펜스포럼측은 황씨의 청문회 참석 여부를 유동적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황씨의 미국 방문에 대해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비정부기구인 디펜스포럼이 준비한 사적인 방문(private visit)”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황씨는 워싱턴에 머물면서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와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의 선임 자문관인 프레드 플라이츠 및 의회 관계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씨의 아들(43)이 최근 북한 아오지 탄광에서 사고로 발에 골절상을 입어 평양으로 이송됐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의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북한당국이 아들을 인질로 삼아 미국을 방문 중인 황씨의 입을 막으려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황씨는 북한에 1남2녀를 남겨둔 채 1997년 한국으로 망명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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