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북한에서 가장 먼저 반체제 운동을 할 수 있는 집단은 군대”라며 “군대는 밑에서부터 자유로운 활동 가능성이 가장 크고 무기도 쓸 수 있으며 독재체제에서 희생을 제일 많이 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군대에서는 중대 소대 규모의 반란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으나 모두 희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이날 한국 언론사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청년들은 한창 공부하고 희망을 품어야 할 때 13년 동안 군에서 김정일을 위해 총과 폭탄이 되는 연습만 강요당하고, 제대하면 광산에서 집단생활을 해 일생을 완전히 망치고 있다”면서 “이보다 가혹한 인권유린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통일비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통일도 되기 전에 왜 통일비용을 걱정하느냐”면서 “통일이 되면 (북한에) 몇 년 동안 양곡 200만t씩 주고 기업이 들어가고 교류 협력을 강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이 되면 나도 북한으로 갈 것”이라면서 “탈북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황씨는 지난달 26일 사망한 김용순(金容淳) 대남 담당 비서에 대해 “그는 그저 옳소 옳소만 말하는 ‘옳소주의자’였다”고 평가했다. 장남이 다리골절상을 입어 평양으로 옮겨졌다는 보도와 관련해 황씨는 “개인의 생명보다 가족의 생명이, 가족의 생명보다 민족의 생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김정일은 가족으로 내 마음을 좌우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짧은 기간이지만 미국에 온 것만 해도 큰 성과라고 본다”면서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도 가고 싶지만 아쉽고 다음에 허용된다면 다시 오고 싶다”고 방미 소감을 밝혔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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