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서 日비하 …총회연설서 3차례 ‘잽스’

  • 입력 2003년 11월 5일 18시 36분


북한의 김창국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4일 유엔 총회에서 일본을 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례보고를 다룬 총회 연설에서 일본의 대북 적대 입장을 비난하며 3차례에 걸쳐 일본을 ‘잽스(Japs)’라고 표현했다. ‘잽스’는 일본인을 매우 비하하여 부르는 말이다.

그는 “일본(Japs)은 6자 회담을 정치 군사적으로 이용하려 들고 있기 때문에 참여 자격이 없다”며 “일본(Japs)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에 대한 제재를 논하고 방위청 장관 등 일본(Japs) 고위 관료들이 미국처럼 DPRK에 대한 선제적 공격을 획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찌 대비를 늦출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악의적인 정치적 우월감과 우리에 대한 멸시를 나타낸 것”이라고 일본을 맹비난했다.

그의 ‘잽스’ 발언은 2일 일본의 모토무라 요시유키 유엔 부대사가 IAEA 보고에 대한 연설에서 북한을 DPRK라는 공식명칭 대신 ‘북한(North Korea)’으로 부른 데 대한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모토무라 부대사는 “한국과 북한을 지리적으로 구별하기 위해 ‘North Korea’라고 불렀을 뿐 욕설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잽스’라는 말에는 욕설의 뉘앙스가 있어 북한 대표단에 해명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줄리안 훈트 유엔 총회 의장도 김 부국장에 대해 “총회장에서 욕설을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으나 김 부국장은 이미 총회장을 떠난 뒤였다.

이날 총회에서는 북한 이란 이라크를 핵 위험국가로 지목하고 전 세계의 모든 무기급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유엔이 통제해 핵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IAEA 연례보고서를 129 대 1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북한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유엔본부=AP 교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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