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표단은 5, 6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열린 미국측과의 협의에서 비전투병을 위주로 해 3000명가량을 파병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미국측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라크 현지상황을 고려해 한국군이 특정 지역에서 독립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규모의 ‘안정화 부대’를 파병해 주기를 바란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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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 국방부측은 정부 대표단에 “한국 정부가 좀 더 성의를 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한미 양국간의 의견 조율에 진통이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7일 “미 국방부측이 우리 대표단이 제시한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안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며 “미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측도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이견의 발생가능성은 정부 대표단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며 “미국측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16일 방한하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통해 우리측에 새 제안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 파병부대의 성격과 규모 문제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전면 재검토하게 된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수혁(李秀赫)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정부 대표단은 6일 미 국방부에서 리처드 롤리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폴 울포위츠 부장관, 피터 로드먼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잇달아 만났다. 이어 스티브 해들리 백악관 NSC 부보좌관과도 면담하는 등 이틀째 추가 파병의 성격, 규모, 시기 등 현안을 조율했다. 미국측은 이날 면담에서 이라크 주둔 병력 교체 계획을 상세히 설명한 뒤 추가 파병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들에 대해 한국측 입장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번 한미간 접촉은 협의 과정이었을 뿐 구체적인 결정 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면담 분위기가 무겁고 긴장돼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 대표단은 당초 5, 6일 이틀간 협의를 벌인 뒤 필요하면 7일에도 협의를 계속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추가 협의 필요성이 없어짐에 따라 8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터키는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등 지도부가 병력 파견을 강력히 반대함에 따라 이라크 파병 계획을 철회했다고 터키 외무부가 7일 밝혔다. 터키 외무부의 후세인 디리오즈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압둘라 굴 외무장관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6일 전화통화를 갖고 파병 계획 철회 결정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터키 의회는 지난달 7일 정부의 요청으로 이라크 파병안을 승인한 바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앙카라=AFP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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