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충성말라” 검사발언 논란

  • 입력 2003년 11월 7일 18시 35분


한나라당은 7일 “대검중수부 정준길(鄭濬吉) 검사가 당 후원회 박중식 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에 충성하지 말고 새로운 물결에 동참하라’고 말했다”며 정 검사의 보직 해임을 촉구했다.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어제(6일) 정 검사가 박 부장을 조사한 뒤 ‘여기까지 왔는데 무슨 선물을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렇게 말했다”면서 “도대체 새 물결이 뭐냐. 검찰의 태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진(朴振)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는 과거 정치검찰로의 회귀라는 불명예를 안겨준 사건으로 통탄한다”며 “강금실 장관과 송광수 총장은 즉각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어제 검찰에 출두해 1차 수사를 마친 뒤 저녁식사를 하는데 정 검사가 ‘한나라당에 충성을 그만하고 새로운 물결에 동참하라’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수(鞠敏秀) 대검 공보관은 “정 검사는 박 부장에게 ‘한나라당 당원으로서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대선자금에 대한 진실 규명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설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수사검사가 피조사자 협조를 이끌어내려고 한 발언의 취지를 왜곡해 정치 쟁점으로 삼고 나선 것은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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