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특검 거부권행사 시사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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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대통령측근비리 특검법안에 대해 "최도술(崔導術) 전 총무비서관 건은 검찰이 활발하게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는 특검이 바로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게 적절하다"며 "시간 조절이 필요하다면 재의(再議)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전 충남지역 언론사와 가진 합동회견에서 "검찰 수사와 특검 수사 간에 충돌의 문제가 없다면 특검 자체를 거부할 생각은 없다"며 "시간 조절이 어떻게 될지 조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특검법안의 수용 또는 거부를 결정해야 하는 25일까지 검찰의 측근비리 수사가 끝나지 않을 경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또 재신임 국민투표 문제에 대해 "대선자금 수사문제가 본격적으로 떠오르고 측근 수사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다시 적절한 조치를 해나가겠다"며 "시기는 12월15일을 전후해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내 제안이 유지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해 재신임을 대선자금 수사 완료 이후로 미룰 뜻을 밝혔다.

현재 정치권에서 진행중인 정치개혁 논의와 관련, 노 대통령은 "지구당 폐지는 내용이 아주 애매해 실현될 수 없고, 선거공영제는 정치인 자기들의 편의를 중심으로 사고한 것"이라며 "정치자금제도 개선과 지역구도 해소를 위한 획기적인 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기존 정치의 관행과 기득권 위에 존재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참여정부 임기 중만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부동산 투기로 큰 돈을 번다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꾸겠다"며 "앞으로 부동산 투기로 돈 버는 것은 포기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부동산을 갖고 금리 이상의 초과이득을 얻는 일은 절대로 불가능하도록 제도를 완비하겠다"며 "1년 정도 지나면 모든 부동산거래가 완벽하게 전산화돼서 다 노출될 것이고, (거래가격을) 허위신고하는 사람은 뒷날 엄청난 재산상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도록 제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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