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명내 파병’ 외신반응]WP “美 요구 거부당해… 타격”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7시 56분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추가 파병 규모를 3000명 이내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13일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0일 한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에 대해 “한국이 옳다고 믿는 것을 하기 바란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많은 병력을 보내는 것을 보고 싶지만 보내고 싶지 않은 나라나 추가 파병을 하고 싶지 않은 나라가 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미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성격과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추가 파병을 한국이 결정해도 공식적으로 실망이나 불만을 드러낼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그는 13일 한국과 일본 방문을 위해 괌으로 이동하던 중 기내 회견에서도 “우리는 병력 지원도, 인도적 지원도, 재정적 지원도 원한다”면서 “가능한 한 많은 나라가 참여하기를 원하지만 나라마다 자신들의 사정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럼즈펠드 장관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워싱턴 포스트는 14일 “한국이 이라크에 파견하기로 약속한 병력을 상당히 늘려줄 것을 요청한 미국의 요구를 노 대통령이 거부했다”면서 “이 결정이 국제적인 ‘의지의 연합’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새로운 타격이 됐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지난달 한국은 약 3000명의 평화유지군을 이라크에 파견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미국 관리들은 병력을 크게 늘리고 특히 전투병을 포함시키도록 한국 정부에 압력을 넣어 왔다”고 전했다.

CNN은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노 대통령은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유지하려는 바람보다 이라크전에 대한 대중의 반대에 무게를 실어줬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노 대통령은 반미 유권자들의 지지로 당선됐으며 이라크 파병에 대한 반대에 부닥쳐 왔다”고 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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