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파병협의 전망]美, 주한미군 문제 연계땐 상황 꼬일수도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8시 41분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이 14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마이어스 의장은 제25차 한미군사위원회의와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참석에 앞서 한국 특수전사령부 방문 등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연합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이 14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마이어스 의장은 제25차 한미군사위원회의와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참석에 앞서 한국 특수전사령부 방문 등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연합
노무현 대통령의 추가파병 지침에 따라 국방부는 3000명 이내의 재건지원 부대 안을 마련해 17일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에 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파병 논의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아 보인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3일 이라크의 심각한 치안 상황을 들어 전투병 파병의 필요성을 시사했고,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 대사도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미나에서 전투병 파병 요청을 재확인했다.

특히 SCM에 앞서 열리는 한미군사위원회의(MCM)에 참석차 방한한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이 그동안 ‘파병 0순위’로 거론됐던 특수전사령부를 방문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유엔평화유지군(PKF)으로 동티모르 등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에서 치안유지 임무를 완수한 특전사 부대원들의 훈련 과정을 참관할 계획이다.

군 내부에선 이 같은 동향에 비춰볼 때 미국이 SCM에서 이라크의 치안유지 필요성을 강조한 뒤 ‘한국군의 자체 안전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워 우리측에 전투병을 늘린 파병 수정안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선 미측이 파병 논의와 주한미군 재배치, 용산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을 연계해 상황이 더 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는 이번에 용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 기존 합의각서(MOA)와 양해각서(MOU)를 대체할 포괄협정의 막판 조율에 나설 예정이나 기지 내 미 대사관 숙소와 시설물의 대체 용지 마련을 둘러싼 이견이 커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양측은 또 동북아로의 역할 확대를 뼈대로 한 주한미군 재편 및 감축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럼즈펠드 장관이 13일 미군 재배치에 대한 잠정 결론에 도달했다고 언급한 것도 이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럼즈펠드 장관은 16일 서울공항에 도착해 17일 SCM에 참석한 뒤 노 대통령을 예방하고 18일 미 2사단을 방문한다. 럼즈펠드 장관의 방한은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한미는 17일 SCM 회의 결과를 공동성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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