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정국 해빙 급물살]한나라 “특검再議 표대결 승산”

  • 입력 2003년 11월 30일 18시 56분


무엇이 나라를 구하는 길인지에 관한 여야의 시각차는 크기만 하다. 30일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유인태 정무수석비서관(왼쪽)은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안 거부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찾아가 노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으나 최 대표는 ‘선 특검 수용’을 요구했다. -김경제기자
무엇이 나라를 구하는 길인지에 관한 여야의 시각차는 크기만 하다. 30일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유인태 정무수석비서관(왼쪽)은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안 거부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찾아가 노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으나 최 대표는 ‘선 특검 수용’을 요구했다. -김경제기자
특검 대치 정국이 해빙(解氷)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1일 국회에서 4당 총무 및 원내대표와 만나 정국 정상화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며 한나라당도 내부적으로 특검법안 재의(再議)표결 쪽으로 가닥을 잡고 등원(登院)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나라당, ‘투쟁과 협상’ 병행 추진=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자민련의 당론을 확인하는 대로 한나라당의 당론(재의 철회)을 철회하도록 강력히 설득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신임 대표가 ‘재의결 찬성 당론’ 추진을 밝힌 상태에서 자민련을 끌어들여 야3당 공조가 성사되면 한나라당이 자연스럽게 재의 철회와 등원 거부 당론을 되돌릴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입장 선회엔 재의결시 표 계산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이와 관련해 홍 총무는 지난달 29, 30일 이틀간 민주당과 자민련 소속 의원을 연쇄접촉하며 재의 표결시 찬성표를 던져줄 것을 집중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당 내에선 30일 이한동(李漢東) 하나로국민연합 대표가 단식 중인 최병렬(崔秉烈) 대표에게 위로 전화를 한 것이나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직접 최 대표를 방문한 것도 이런 물밑 접촉의 성과라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투쟁의 고삐는 놓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날부터 동조 단식에 들어간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전 지구당을 통해 ‘나라 살리기 투쟁’ 깃발의 릴레이 배포가 끝나는 5일까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특검 거부를 철회하지 않으면 투쟁 수위를 한 차원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내에선 이런 태도가 당 차원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양동(陽動)작전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선택적 공조’와 자민련의 ‘뜸들이기’=민주당은 사실상 재의결을 당론으로 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다만 지난달 10일 1차 표결 때처럼 ‘한-민 공조’로 비칠 것을 우려해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대선자금 철저 수사의 목청을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청와대와의 관계도 정권의 도덕성과 신뢰 문제 등을 비판하되 민생 경제 정치개혁 등 정책현안에 대해선 협조한다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생각이다.

자민련은 1일 의원총회에서 당론을 수렴할 방침이나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비판적 목소리가 많아 1차 표결 때보다는 찬성표가 늘어날 전망이다.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자유투표로 갈 경우에도 재의결 찬성 의원이 훨씬 많아질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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