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이날 “정치권의 여러 변화에 대해 검찰은 전혀 괘념치 않고 수사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문효남(文孝男) 대검 수사기획관도 “국회의 의사를 존중한다”며 “진상규명이라는 목적에서 특검과 검찰의 역할이 같은 만큼 특검을 도와주는 차원에서라도 특검 출범 이전까지 열심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결과도 나오기 전에 특검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정치논리를 검찰수사에 강요하는 것이라며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당초 대검 수뇌부에서는 △특검 법안이 공포되는 즉시 수사를 중지하고 자료를 특검에 넘기는 방안 △특검 수사와 상관없이 수사를 계속 밀고 나가는 방안 △특검 본격 가동 전까지 최대한 수사한 뒤 자료를 특검에 넘기는 방안 등 3가지를 놓고 고심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특검법안 재의결로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특검에 협조한다는 기조 아래 특검 가동 전까지 한달여 동안 최대한 수사 성과를 내 관련 자료를 넘기기로 결정했다.
특검이 통과됐다고 해서 수사를 당장 중단할 경우 검찰 스스로가 특검 불가피론에 힘을 실어준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이 썬앤문그룹 사건이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 측근비리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특검법안의 재의결로 검찰의 부담이 오히려 줄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검의 한 간부는 “검찰이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관련된 비리 의혹을 모두 밝혀내기에는 애초부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당초 특검법안이 발효되면 특검의 정당성 및 기준 등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법무부에서 절차상 문제와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함에 따라 이를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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