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 내 집무실에서 조순형(趙舜衡)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새 지도부로부터 취임 인사를 받은 자리에서 “내가 마지막 마무리를 잘못해서 가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언급은 민주당의 분당(分黨)을 막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조 대표에 대해 “선친(조병옥·趙炳玉 선생)께서 1956년 민주당 대표를 하신 데 이어 2대째 민주당 대표를 하는 것은 가문의 빛나는 일이다. 민주당원들이 참 현명하다”고 각별한 애정을 표시한 뒤 “민주당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북한 문제가 걱정이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국이 대북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다”며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에 대해 “분당의 아픔을 딛고 50년 전통을 지켜 나가겠다. 김 전 대통령께서 길을 연 복지 인권 경제 평화통일 정책의 전통을 발전시키고, 폭넓은 인재 영입 등으로 다음 세대에 훌륭한 민주당을 물려주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조 대표는 이날 오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환담을 가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조 대표의 선친은 참으로 애국자이셨다. 나는 그분을 아버지처럼 모셨다”며 “조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된 뒤 민주당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에 조 대표는 “저희도 과거 민주당처럼 정통성과 국가 이념을 확고히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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