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후보 선정 업무를 담당할 변협 김갑배(金甲培) 법무이사는 “8일 변협 상임이사회를 열고 특검 후보 선정 절차를 논의하기로 했다”며 “지금까지 변협 이사회 내에서 특검 후보로 구체적으로 거명된 인사는 없다”고 밝혔다.
변협 도두형(陶斗亨) 공보이사는 “현직 대통령과의 관련 가능성이 있는 비리를 수사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많은 법조인들이 특검 후보 수락을 거절할 것 같다”며 걱정했다.
법조계 내에서는 예전 4차례의 특검 선정 과정에서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특검 후보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이번에 또다시 특검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수사 대상인 최도술(崔導術) 이광재(李光宰) 양길승(梁吉承)씨 관련 비리 의혹 사건의 성격이 금품로비 또는 뇌물수수 사건인 점을 감안해 검찰 출신 법조인이 특검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와 관련해 김갑배 이사는 “70여명 규모의 방대한 수사팀을 지휘하려면 검찰 고위직 출신으로 수사팀을 지휘한 경험이 많은 법조인이 적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심재륜(沈在淪) 안강민(安剛民) 변호사가 특검 후보로 우선 거론되고 있다.
또 검찰총장과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한 이명재(李明載) 변호사와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옷로비 의혹’ 수사를 하다가 ‘성역 없는 수사’를 주장하며 사표를 던진 이종왕(李鍾旺) 변호사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밖에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정성진(鄭城鎭) 국민대 총장과 인천지검장 재직 당시 임창열(林昌烈) 전 경기도지사 부부를 구속했던 제갈융우(諸葛隆佑) 변호사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이전 4차례의 특검 때마다 후보로 거론됐으나 수락을 고사한 전례가 있어 이들 가운데 후보가 선정될지는 미지수다.
한편 한나라당은 변협이 노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인물을 특검 후보로 선정할 가능성에 대비해 변협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변협 박재승(朴在承) 회장은 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이라며 “변협이 특검 후보를 공정하게 선정하는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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