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이번 개각은 장관들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 결과를 토대로 한 ‘문책성’ 인사가 주가 될 전망이다. 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과 윤진식(尹鎭植) 산업자원부 장관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부총리의 경우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파문과 대입수학능력시험 부실운영 책임론에 휩싸여있고 윤 장관 역시 전북 부안사태 악화로 인해 내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대구 출신인 윤 부총리의 경우 현지에서 지명도가 높아 총선 출마를 명분으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할 수도 있다.
내부 평가에서는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윤영관(尹永寬) 외교, 조영길(曺永吉)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이라크 추가 파병 같은 중요 현안이 걸려 있어 교체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이처럼 개각은 소폭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추가적인 연쇄 개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장관들에게 총선 출마자는 며칠까지 사표를 내라는 식으로 할 수 없는 것 아니냐. 공직사퇴 시한인 내년 2월 15일까지는 누구라도 출마 결심을 하는 대로 그때그때 교체하게 될 것”이라며 “정국 상황이 유동적인만큼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회 현안이 모두 마무리되고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입당을 결행하면서 정국이 총선 정국으로 완전히 전환하면 자연스럽게 대통령비서실과 내각이 ‘총선 총출동’의 분위기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선거관리를 책임지게 될 고건(高建) 총리 등 몇몇 핵심 각료를 제외한 현 정부의 고위인사들이 대거 총선 승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결국 노 대통령이 연말 개각을 소폭으로 잡은 것도 ‘아직은 칼을 뽑을 때가 아니다’는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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