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4당 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공정하다고 자꾸 얘기하는데, 내가 모르는 것이 나오더라도 모두 책임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은 이날 회동 직후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고 전했으나 청와대측은 “대통령직 사퇴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정계은퇴에 그것도 포함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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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노 대통령의 언급은 불법 대선자금의 범위와 실체적 진상 규명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또 “내 선거자금의 경우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기가 중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회가 제안해 오면 특검 수사를 통해 검증받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최 대표와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재신임 국민투표는 위헌인 만큼 이를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국민투표가 불가능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지만, 양심의 부담과 책임정치의 취지를 고려해 나와 내 주변 수사가 마무리돼 진상이 밝혀지면 국민의 뜻을 살펴서 최종 결단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또 이라크 파병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과 4당 대표는 독자적으로 특정지역을 맡는 3000명 규모 파병안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은 이번주 중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세부적인 안을 확정한 뒤 23일경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이날 회동에서 의견이 모아진 파병안은 특전사 1개 여단 1400명과 재건지원 목적의 1600명을 섞어 구성하되 전투병은 자체 경비와 현지 치안을 맡을 이라크군 및 경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편 회동에서 조 대표는 국정쇄신 차원에서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힘이 약할 때에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단명 장관을 양산했는데 결국 실패했다. 정치적 이유로 장관이 자주 바뀌어서는 안 된다”며 연말 소폭 개각 방침을 거듭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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