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지사 열린우리당 간다…16일 한나라 탈당

  • 입력 2003년 12월 14일 18시 22분


김혁규 지사
김혁규 지사
김혁규(金爀珪) 경남도지사가 15일 오전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한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14일 기자와 만나 “김 지사가 15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며 “열린우리당에 합류한 뒤 도지사직도 내놓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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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지사직을 수행하며 높은 지명도를 쌓아온 김 지사는 우리당에 입당해 내년 총선에서 전국구 상위 순번을 받아 영남권 총선 사령탑이나 중앙당 중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에 앞서 13일 저녁 경남 창원시 지사 공관에서 김병로(金炳魯) 진해시장과 이상조(李相兆) 밀양시장, 정해주(鄭海(주,반)) 진주산업대 총장, 이윤구(李潤求) 인제대 총장 등과 함께 최종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김 지사와 함께 우리당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당은 김 지사의 입당을 전환점으로 부산경남(PK)권 세 확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일부 기초단체장에 이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징발될 거물급 인사들까지 대거 투입될 경우 영남권의 수세 국면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게 우리당측 판단이다.

한나라당은 텃밭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측은 지난 주 김 지사의 탈당설을 포착했지만 김 지사의 결심이 굳은 것을 확인하고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14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김 지사의 탈당은)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의 재판(再版)”이라고 말했다. 비리 혐의로 안 시장이 구속된 것이나 김 지사의 탈당이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영남권 공작 결과’라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과감한 공천 물갈이를 통해 ‘맞불’을 놓을 태세다.

그러나 김 지사가 탈당 과정에서 정치적 후견인이었던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동의를 얻지 못한 점은 파괴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목이다. YS 대변인격인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YS는 이날 상도동을 방문한 김 지사에게 탈당을 만류했고 김 지사의 탈당은 YS의 뜻과 무관하다”며 “YS의 힘이 실리지 않을 경우 김 지사의 탈당 바람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의 탈당은 이른바 ‘노심(盧心·노 대통령의 의중)’ 논란과 ‘철새논쟁’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김 지사는 이날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와대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신당을 띄우기 위해 야당 단체장을 빼내가는 공작정치를 개탄한다”며 “철새들은 곧 둥지를 잃게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조순형(趙舜衡)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주당 부산 영도지구당 개편대회에는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지지연설을 했던 ‘자갈치 아지매(본명 이일순)’가 등장해 “국민이 믿고 따르도록 민주당이 열심히 한다면 국민이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다”고 지지를 표시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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