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趙대표 부친 조병옥선생 친일”

  • 입력 2003년 12월 14일 18시 43분


열린우리당 김희선(金希宣) 의원이 14일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의 부친인 유석 조병옥(趙炳玉) 선생에 대해 “철저한 친일 인사이자 (일본 제국주의의) 앞잡이였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국회 과거사진상규명 특위 소속인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대표의 아버지가 광복 독립인사로 미화됐지만 사실 독립군을 때려잡던 형사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최근 친일파 규명법 서명자 명단에 조 대표가 안 들어가 직접 전화해 ‘조 선배 이름을 넣을까요’라고 했더니 망설이다가 ‘지금은 때가 아니야’라고 하더라”며 “그래서 조 대표는 입을 열면 안 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옆에 있던 김원기(金元基) 우리당 공동의장이 “그런 소리는 지나치다”며 발언을 제지했으나 김 의원은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 회장 자격으로 말하는 것이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또 “지난해 친일파 708명의 명단을 발표할 때 김활란(金活蘭) 모윤숙(毛允淑)도 넣었다. 아무도 진실을 가로막지 못한다”며 “조 대표가 지난해 대선 후 민주당 해체를 가장 먼저 주장해놓고 지금 와서 민주당을 지켰다며 마구 쓴 소리를 한다”고 직격탄을 퍼부었다.

이후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열린우리당 공보실을 통해 “독립군을 때려잡던 형사였다고 말한 바 없으며, ‘조병옥 선생이 광복 후 독립군 잡던 친일파 형사들을 (관직에) 등용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에 조 대표측은 “천박한 인신공격에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조순형 효과’에 불안감을 느낀 열린우리당이 구태정치의 표본을 보이고 있다”며 “김 의원이 이런 말을 꺼낸 것 자체가 천박스럽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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