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 누가 출마하나

  • 입력 2003년 12월 16일 13시 44분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됐던 자치단체장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편에선 출마를 포기하는 단체장들도 늘고 있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고재득(高在得) 성동구청장은 출마 여부를 놓고 가장 파장이 컸던 인물.

고 구청장은 불출마 선언을 했다가 "다시 생각해달라"는 지구당 대의원들에게 감금까지 당했다가 출마하기로 번복했다. 그러나 7일 다시 최종적으로 불출마를 확정지은 고 구청장은 "지역 현안이 많은데 내팽개칠 순 없다"며 대의원들의 이해를 구했다. 현재 고 구청장은 2~3일간 잠시 휴가를 떠난 상태.

김한영 성동 부구청장은 "지금은 정치적인 영달보단 민생이 시급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이전부터 출마에 대해선 부담을 느끼셨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권문용(權文勇) 구청장은 자체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반대가 워낙 많아 출마를 접었다. 강남구의 한 관계자는 "주민 10명 중 8명은 현업에 충실해달라고 했다고 들었다"면서 "국회의원보단 서울시장 직에 더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김동일(金東一) 중구청장과 김충환(金忠環) 강동구청장은 출마 의사를 밝히고 사퇴를 선언했다. 두 자치구는 중구는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의원이, 강동(갑)은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의원이 열린우리당으로 옮겨가 자리가 빈 상태. 강동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출마 요구'가 거세 뜻을 정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출마든 불출마든 모든 것을 '주민 의사에 따른다'고 밝히고 있다는 점.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민선 자치단체장인데다가 총선 또한 '민선'으로 결정되는 것이니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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