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盧캠프 불법자금 145억”…한나라 특검 추진키로

  • 입력 2003년 12월 16일 18시 31분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17일 오전 11시 대(對)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대선자금 문제에 대한 특검 추진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박진 대변인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최 대표가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최 대표는 ‘이제 대선자금 특검을 준비해야할 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또 회견에서 △권력형 비리사건을 전담할 특별수사검찰청 설치 추진 △총선 공정 관리를 위한 내각 총사퇴 후 중립내각 구성 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대선자금 특검에 찬성하고 있는 데다 노 대통령도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한나라당이 특검 추진에 나설 경우 여야 대선자금 특검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노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할 때 145억원 가까이 된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노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 1이 넘는 것으로 드러나면 노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 등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조찬 모임을 갖고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책임을 지기 위해 검찰에 출두한 만큼 노 대통령의 불법대선자금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전 대표는 모임 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전 총재가 검찰에 출두하는 상황까지 온 데 대해 지난해 대선 때 당 지도부도 무한책임을 느끼고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현재 검찰 수사는 패자(敗者)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만큼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를 공정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중위(金重緯) 서울 강동갑 지구당위원장 등 한나라당 서울지역 원외지구당 위원장 10여명은 이날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대국민 사과의 일환으로 중앙당사와 연수원의 국가 헌납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이날 조찬 모임엔 서 전 대표를 포함해 박희태(朴熺太) 전 대표, 하순봉(河舜鳳) 김진재(金鎭載) 전 최고위원, 신경식(辛卿植) 전 대선기획단장 등이 참석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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