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 만에 대선 당시 승리의 주역들은 여(與)와 야(野)로 서로 갈려 ‘배신자’ 논란을 벌이고 있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일부 핵심측근은 구속됐거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대선자금과 측근비리의 덫에 걸려 감옥에 갔거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측근 인사는 벌써 6명에 이르고 있다. 나머지 측근들 역시 내년 총선 출마자와 청와대 잔류자로 나뉘어 이제는 제 갈 길을 가는 형국이다. 그런 탓에 노 대통령의 측근 그룹은 거의 공중 분해된 상태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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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광재, 좌 희정’으로 불릴 만큼 최측근인 안희정(安熙正·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정무팀장) 열린우리당 충남 창당준비위원장은 구속됐고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은 썬앤문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20년 집사’인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역시 SK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있고 노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도 구속됐다.
광주 경선 1위 돌풍의 숨은 주역이었던 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은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술자리 파문으로 사표를 낸 뒤 검찰 조사를 받았고 지금은 측근비리 특검 수사를 기다리고 있다. 여택수(呂澤壽)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도 지난해 대선 직전 썬앤문 자금 수수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노 대통령의 측근 중 시니어그룹에 속하는 이강철(李康哲) 열린우리당 중앙위원과 염동연(廉東淵) 전 정무특보는 대구와 광주 쪽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386 측근 중에서는 정윤재(鄭允在)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서갑원(徐甲源) 정무1비서관, 김만수(金晩洙) 전 춘추관장, 배기찬(裵期燦) 전 정책실행정관이 출마를 선택했다.
친노(親盧) 의원들도 민주당의 분당사태로 인해 열린우리당 입당파와 민주당 잔류파로 나뉘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사생결단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정대철(鄭大哲) 의원과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하면서 명암이 엇갈린 신세다. 정 의원의 경우 민주당 대표직을 포기하고 열린우리당을 택했으나 굿모닝시티 사건에 연루돼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반면 조 의원은 민주당에 남아 당 대표에 올랐다.
국민참여운동본부의 공동본부장을 맡았던 정동영(鄭東泳) 추미애(秋美愛) 의원, 평소 막역한 사이였던 이상수(李相洙) 총무본부장과 김경재(金景梓) 홍보본부장도 각각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나뉘어 등을 돌렸다.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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