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지조사단은 상대적으로 치안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외신이 잇따라 전한 현지 표정은 바그다드 남쪽보다 위험하다.
18일(현지시간) 키르쿠크에서 50km 떨어진 하위자에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하위자는 수니파 이슬람교도가 많이 살고 있어 후세인 추종세력이 많다. 후세인 생포가 알려진 뒤인 15, 16일엔 미군의 사격으로 현지인 2명이 죽거나 다쳤다.
1000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총을 쏘며 "점령군을 사냥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시위에 참석한 사람은 주로 이슬람 전통복장을 입은 대학생들로 이들은 후세인의 초상화를 들고 시장에서 시 청사까지 행진한 뒤 해산했다.
이들이 흩어지자 이번엔 키르쿠크에서 하위자 시위를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주동은 시아파 이슬람 교도들. '불의와 폭압은 물러가라','후세인에게 죽음을' 등의 머리띠가 등장했다.
17일 오후 5시엔 저항세력이 키르쿠크 남쪽 20km 지점 후메이라시 길가에 매설한 폭탄이 터져 미군 여러 명이 다쳤다. 폭탄은 5m 간격을 두고 잇따라 터지도록 조작됐다. 이 지역 치안을 맡고 있는 미 제4보병사단(주둔지 티크리트) 소속 미군 험비차량이 찌그러졌고 길가에 피가 흥건했다고 외신은 목격담을 전했다.
키르쿠크엔 후세인 생포소식이 다른 지역보다 빨리 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 생포에 쿠르드애국동맹(PUK) 소속 특수부대가 기여한 때문이다. 14일 미군의 공식발표 이후 키르쿠크 지역에선 환호하는 시민들이 쏘아댄 공포로 26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에 석유수출이 필수적인 만큼 키르쿠크 일대의 송유 및 가스관을 노린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11일에도 바그다드 북부 타지시와 키르쿠크를 연결하는 가스관이 저항세력의 폭탄공격을 받아 화재가 났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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