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대량살상무기 포기”…美 “김정일, 같은 생각 갖길”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8시 20분


북한과 함께 스커드 미사일 등을 개발, 미국으로부터 ‘불량국가(rogue state)’로 지목됐던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포기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라크 후세인 체제의 붕괴, 이란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사찰 수용 등에 이은 리비아의 WMD 포기선언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은 힘을 얻게 됐으며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악의 축’으로 꼽힌 이라크 이란 북한 세 나라 중 북한만이 핵 프로그램 및 WMD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부시 행정부의 향후 대북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리비아의 WMD 포기 선언 직후인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지도자가 평화를 원하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해한 것 같다”며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도 똑같은 생각을 갖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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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토머스 대슐리 의원을 비롯한 미 상원의 민주당 지도자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계획이 위기 단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일관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도 WMD 제조 및 발사에 이용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원자력 및 생물 기술의 수출을 규제하는 법규를 마련,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는 19일(현지시간) WMD 개발을 전격 시인한 뒤 이의 완전 폐기와 국제사찰 수용 방침을 밝혔다. 리비아는 이어 20일 오스트리아 빈의 IAEA에 대표단을 파견, 핵 프로그램 폐기 협상을 벌였다.

한편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은 리비아 정부의 협조를 얻어 리비아 내 WMD 시설을 방문 조사했으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상당히 진전됐으나 핵분열 물질 생산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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