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모르는 비자금 10% 넘으면 이혼당하겠다"

  • 입력 2003년 12월 22일 16시 22분


검찰의 수사로 지난 대선때의 불법 선거자금이 속속 드러나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인의 행태를 패러디한 노래나 풍자가 연말 인터넷 유머게시판 등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노무횬의 '10퍼센트'▽

“불법 대선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를 넘으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지난 14일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가수 이효리의 인기곡 ‘10 minute'를 패러디한 ’10퍼센트‘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나는 달라, 걔네와 날 비교하진 말아줘~/ 얼마를 먹든 안 먹든 중요한 사실은 난 단지 10 퍼센트라는 것…”

원곡을 절묘하게 바꾼 이 노래는 기획사를 ‘청와프로덕션’, 가수는 ‘노무횬 대통령’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노래와 함께 이효리의 사진에 노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뮤직 비디오까지 소개하고 있다.

연말 직장인들의 술자리에서는 폭탄주를 만들 때 양주의 비율이 ‘10%’를 넘으면 제조자가 벌칙으로 제조하던 술을 모두 마시는 ‘10% 폭탄주’가 유행이다.

또 “아내 몰래 숨긴 비자금이 월급의 10%를 넘길 경우 자진해서 이혼당하겠다”는 직장인, “여종업원의 미모가 상위 10% 수준이 안되면 술값을 받지 않겠다”는 술집 마담의 말도 우스겟소리로 회자되고 있다.

동요와 캐럴 등의 가사를 바꾼 노래도 큰 인기.

▽백억송▽

“십억 이십억 받았네~ 백억 수백억 받았네~ 기업 비자금 받은 것은 누구든지 알지요.”

동요 ‘밀과 보리가 자라네’를 패러디한 이 노래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고 재미있는 플래시 애니메이션까지 곁들여져 있어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http://www.lettee.com)에서 한 달 만에 조회수 300만건을 기록한 ‘백억송’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을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대싸송(대한민국 싸우지마)▽

“여당 야당 천년만년 서로 싸우고~ 좌익 우익 해방 때부터 아직까지 싸운다.”

노랫말처럼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을 비꼰 ‘대싸송(http://www.lettee.com)’도 유행이다.

인터넷에 소개된지 사흘만에 가수의 팬클럽이 생기는 등 네티즌들의 인기곡이 된 이 노래는 ‘독도는 우리땅’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만든 박인호씨(49)가 작사·작곡했고 개그맨 출신 가수 서희가 노래했다.

▽캐럴 모음▽

“기쁘다 검~찰 오셨네, 다 조사 받~으라, 더러운 놈들 나와서 다 자백하여라…"

"○○○○금고는 매우 커다란 금고, 만일 내가 봤다면 열라 크다 했겠지…”

수백억원대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정치권을 풍자한 캐럴송도 유행이다.

인터넷사이트 ‘송앤라이프(www.songnlife.com)'에 새로 올라온 이 캐럴 메들리는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39)씨가 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지난 4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를 비꼬는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를 발표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기도 한 화제의 인물.

그러나 이번 노래에서는 법적 시비를 피하기 위해 당의 이름이 나오는 부분을 모두 묵음으로 처리했다.

도깨비닷컴(www.dkbnews.com)에서도 최근 인터넷에서 떠도는 다양한 '정치풍자 캐럴송'을 들어볼 수 있다.

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