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육부총리에게 맡겨진 과제들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어 보인다. 교단은 반목 중이고 교사들은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반면에 국제화시대를 맞아 선진교육을 접해온 학부모들의 공교육에 대한 기대치는 어느 때보다 높다. 한쪽에서는 평등교육을 외치고 다른 편에서는 엘리트교육을 강조하면서 이념대결 양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새 부총리가 지나치게 조급해할 필요는 없지만 혼돈의 와중에서 큰 방향은 정해놓고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경청해야 할 게 학부모의 소리다. 그동안 교원단체 등 조직화된 집단의 목소리는 부각됐지만 ‘침묵하는 다수’인 학부모 의견은 상대적으로 무시돼 왔다.
새 교육부총리가 교육계의 내부갈등 해소에 나서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과의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정작 학부모, 학생의 정당한 권리가 뒷전에 밀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는 교육소비자들의 요구가 우선적으로 정책에 반영되는 풍토가 정착돼야 한다.
교육개혁의 큰 방향은 공교육 강화와 교육경쟁력 향상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공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현상유지 정책으로는 불가능하며 교육예산을 대폭 확대하는 등 범정부 및 사회적 차원의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 교육경쟁력 문제도 현재의 평준화 원칙으론 해결하기 어렵다.
교육행정 실패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폭발 직전에 이르러 있다. 정부와 새 교육부총리는 더 이상의 실패가 용인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