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대사관에 첫 여성 외교관, 강수연씨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9시 07분


“일반적인 생활보다는 색다른 삶을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남편의 격려가 힘이 됐습니다.”

최근 단행된 외교통상부 인사에서 여성 직업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워싱턴의 주미 한국대사관에 발령받은 북미국 북미1과 강수연(姜受延·29·사진) 외무관.

남편이 신문기자인 그는 24일 “내년 2월부터 3년 이상 떨어져 지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엔 망설였지만 제가 일을 많이 하고, 바쁘게 살아야 행복해하는 성격임을 잘 아는 남편이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고 말했다.

1997년 조지워싱턴대에서 석사학위(국제정치학)를 마친 강 외무관은 99년 외국에서 6년 이상 정규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외무고시 2부에 합격한 뒤 한미관계와 북핵문제를 전담하는 북미1과에서 줄곧 일했다. 그가 이번에 외교부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주미대사관에 발령받은 것은 이 분야의 전문성과 뛰어난 어학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

강 외무관은 “워싱턴이라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겠다”며 “어느 공관에서든지 외교관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외교관의 주미대사관 발령이 처음 이루어진 것은 외교관직에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몇 년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재 외교부 본부와 해외공관의 외교관은 모두 900명으로 이중 여성은 74명에 불과하다. 4강 가운데 러시아와 일본에는 아직 여성 외교관이 진출하지 못한 상태.

강 외무관은 “여성 외교관의 경우 가정에 얽매이기 때문에 업무 강도가 높은 양자관계보다는 다자외교를 하는 유엔을 선호해 온 게 사실”이라며 “이제 어려운 자리에 가게 된 만큼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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