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4·15총선]수도권 한나라 18%,우리 16%,민주 13% 지지

  • 입력 2004년 1월 2일 17시 44분


《본보가 지난해 말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유권자들은 17대 총선에서의 정당선호도에서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정치권 물갈이’와 정치신인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27, 28일 수도권 1013명, 충청권 626명, 호남권 615명, 영남권 1026명 등 전국에서 모두 3687명을 대상으로 해 전화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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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민주… 인천-경기선 한나라 우세▼

17대 총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은 20대에선 민주당, 30대는 열린우리당, 50대 이상에선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였다. 40대에선 한나라당(20.4%)과 우리당(19.2%)이 1, 2위를 다퉜고 민주당은 14.0%로 처졌다. 연령대별로 지지정당에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우선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20대의 경우는 민주당(20.2%), 우리당(16.3%), 한나라당(13.3%) 순이었다. 30대에선 우리당(19.5%)과 민주당(18.1%)이 각축을 벌였으며 한나라당은 15.7%에 그쳤다.

그러나 50대 이상에선 한나라당(22.1%), 민주당(11.6%), 우리당(9.6%) 순으로 한나라당이 1위를 달렸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선 민주당(18.8%), 한나라당(16.9%), 우리당(16.5%) 순이었고 경기에선 한나라당(17.2%)이 우리당(16.7%)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

인천에선 한나라당(22.6%)이 우세를 보인 가운데 민주당과 우리당 지지도는 각각 11.2%와 13.8%에 그쳤다.

‘소속 정당만 보고 투표하면 어느 정당 후보를 찍겠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한나라당(18.1%), 우리당(15.8%), 민주당(12.7%) 순이었다. 이는 민주당이 우려하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양강(兩强) 구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수도권 유권자들은 또 정치신인을 특히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유권자들은 ‘정치 경륜과 경험이 많은 인물’(36.7%)보다 ‘젊고 새로운 정치신인’(55.7%)을 원했다. 특히 인천은 ‘현역 의원을 다시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16개 시도 중 최저인 4.1%에 불과해 현역 의원에 대한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지역구를 잘 챙기는 인물’과 ‘중앙정치 무대 활동이 많은 인물’에 대한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서 서울의 경우 각각 54.3%와 40.7%로 나타났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충청-강원-제주…충청 당선가능성 자민련-한나라-민주順▼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앞세운 열린우리당,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 지역바람을 업은 자민련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충청권의 선호도는 우리당(15.6%) 한나라당(12.9%) 민주당(9.0%) 자민련(6.8%) 민주노동당(3.8%) 순으로 조사돼 전국 단위 조사(한나라당-우리당-민주당-민주노동당-자민련의 순)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후보자 소속정당만을 보고 투표할 경우에 대한 질문에선 우리당(12.6%) 한나라당(10.1%) 민주당(7.2%) 자민련(6.3%)의 순이어서 단순지지도의 순서와 같았다.

그러나 유권자가 체감하는 당선 가능성은 자민련(22.6%)이 가장 앞섰다. 이어 한나라당(15.2%) 민주당(7.3%) 우리당(4.3%)이 뒤를 이었다. 특히 대전 충남은 자민련 정서가, 충북은 한나라당 정서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예상대로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응답자의 71%가 “총선의 주요 이슈다”고 답할 정도로 충청지역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답변은 30대(82.7%), 신행정수도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충남지역(75.0%), 사무직종사자(80.9%)와 학생층(79.8%)에서 응답비율이 높았다.

결국 충청권은 자민련 표의 결집력이 총선 판세를 가를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자민련측은 “김종필(JP)과 이인제(IJ)라는 충청권 맹주가 뭉쳤다”며 지역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강원도는 한나라당 지지도(24.5%)가 민주(12.5%) 우리당(15.1%)을 앞서고 있지만 여당 선호 분위기 및 인물 중심 투표성향이 강한 전통 때문에 3당의 접전이 예상된다. 또 제주도는 민주당(19.9%) 우리당(18.4%) 한나라당(16.6%)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영남권…정당지지도 한나라 압도적▼

조사에서 ‘현역 의원이 이번 총선에 출마할 경우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영남지역 응답자 1026명 중 36.5%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권역별로 비교할 때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전국 평균은 30.3%였다.

특히 지난해 대구지하철 참사를 겪었던 대구지역의 경우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1.9%에 달했다.

‘후보자의 소속 정당만을 본다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엔 다수인 29.1%가 한나라당 후보를 택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각각 5.5%와 13.8%였다.

또 ‘어느 정당 후보가 가장 많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되느냐’, ‘어느 정당을 가장 좋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각각 66.9%와 32.6%가 한나라당을 꼽았다. 같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민주당은 2.6%와 5.4%, 우리당은 3.5%와 14.6%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이슈로 응답자의 30.6%가 ‘정치권 물갈이 및 세대교체론’을 꼽았고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및 재신임’이 각각 19.0%, 16.8%로 뒤를 이었다.

따라서 이번 총선에선 신인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경우 높은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커 한나라당 내 ‘영남권 물갈이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영남지역 출신 의원은 모두 65명으로 이 중 2명을 제외한 63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한편 김혁규(金爀珪)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에서 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데 대해 부산 울산 경남지역 응답자 610명 가운데 55.2%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호남권…광주-전남 선호도 민주 1위▼

2002년 16대 대선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9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전남과 전북의 표심이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이 6명이나 되는 전북에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한판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광주와 전남은 여전히 민주당 강세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노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과 우리당의 창당에 대해 전남은 52.3%가 ‘민주당에 대한 배신행위로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정치개혁을 위한 불가피한 일’이란 응답은 34.5%에 그쳤다. 그러나 전북은 오히려 배신행위라는 응답(41.5%)보다 불가피하다(42.2%)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많았다. 광주는 45.4% 대 43.2%로, ‘배신행위’라는 응답이 약간 높았다.

정당선호도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는 전남(50.4%) 광주(41.3%) 전북(30.1%) 순이었고, 우리당은 전북(21.1%) 광주(20.7%) 전남(12.7%) 순을 보였다.

‘후보자의 소속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엔 민주당이 전남(39.7%) 광주(31.9%) 전북(17.3%), 우리당이 전북(21.1%) 광주(18.2%) 전남(11.7%)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전북의 경우는 우리당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민주당보다 높은 셈이다.

또 호남에서도 ‘바꿔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의 경우는 ‘현역 의원이 다시 출마하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되는 47.4%였다. 이는 전국 평균(30.3%)보다 무려 17.1%포인트나 높으며 16개 시도 중 최고 수치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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