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의 대세인 FTA를 교역 내용이 단순한 칠레와도 맺지 못한다면 다음 단계인 일본 중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과의 협상 및 비준은 더 어려워진다. 당장 30여개국과 FTA를 맺고 있는 칠레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거니와, 다년간에 걸쳐 FTA 소외국으로 남아 ‘수출 한국’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수출 하나로 버티다시피 하는 우리 경제의 회생이 더욱 멀어질 것이다.
여야 정당은 말로만 경제살리기를 강조하지 말고 구체적 실천으로 즉각 FTA를 비준해야 한다. 총선을 의식해 비준을 미루거나 반대하는 것은 국익과 경제는 버리고 사익(私益)만 취하려는 무자격 정치인의 행태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대통령 비판 대신 나라와 국민을 살리는 일에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던 사흘 전의 공언을 FTA 비준에서 행동으로 입증하기 바란다. 노 대통령도 열린우리당이 비준에 앞장서도록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농민단체도 계속 반대만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개방을 저지하기만 한다고 농업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농업 및 농촌에 대한 지원도 교역을 통한 경제발전을 지속해야 가능하다. 수출이 위축되면 그 피해가 농민들에게도 돌아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칠레와의 FTA의 경우 정부가 일부 농민의 피해에 대해 그 이상의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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