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영남권 중진 4,5명 출마포기 합류할 듯▼
5일 한승수(韓昇洙·3선) 의원에 이어 6일 5선의 김종하(金鍾河) 의원이 불출마선언을 한 데다 당내 소장파 리더인 오세훈 의원마저 전격 불출마를 선언해 파문이 번져가는 양상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포기한 당 소속 의원들은 무소속인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포함해 이미 11명으로 늘어났다. 당 관계자는 “고민 중인 영남권의 중진 4, 5명도 조만간 출마를 포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불출마 러시’가 공천 물갈이의 물꼬를 트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초선인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당지도부의 물갈이 작업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5, 6공인사 용퇴론’을 주도한 오 의원이 ‘살신(殺身)’함으로써 영남권 중진들이 느끼는 압박의 강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동시에 잇단 불출마 선언을 정치개혁 이슈를 선점하는 호재로 활용할 태세다. 중진들의 잇단 불출마 선언을 통해 개혁경쟁에서 다른 당을 압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김문수(金文洙) 공천심사위원장은 “‘아름다운 퇴장’은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당 공천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이날 비공개회의를 갖고 공천 물갈이의 여론을 수용하기 위해 여론조사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교체지수(교체희망률/재지지율)’가 2.5를 넘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공천심사위는 또 정치신인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인지도와 지지도가 다소 낮더라도 ‘지지지수(지지율/인지율)’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에는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불출마 선언한 의원 | |||||
이름 | 나이 | 선수(選數) | 지역 | 불출마 선언 시점 | 불출마 이유 |
박관용 | 66 | 6선 | 부산 동래 | 2002년 7월18일 | 국회의장직 마친 뒤 출마 안하는 관례 세우겠다 |
양정규 | 71 | 6선 | 제주 북제주 | 2003년 12월8일 | 후배들에게 길을 내주겠다 |
김종하 | 70 | 5선 | 경남 창원갑 | 2004년 1월6일 | 역량있는 후진에게 정치 입문 기회 주겠다 |
강삼재 | 52 | 5선 | 경남 마산 회원 | 2003년 9월25일 | 안기부 자금사건 2심 유죄판결 후 정계은퇴 선언 |
김용환 | 72 | 4선 | 충남 보령-서천 | 2002년 12월29일 | 후배들에게 길을 내주겠다 |
김찬우 | 71 | 4선 | 경북 청송-영양-영덕 | 2003년 12월8일 | 〃 |
윤영탁 | 71 | 3선 | 대구 수성을 | 2003년 12월22일 | 〃 |
박헌기 | 68 | 3선 | 경북 영천 | 2003년 12월26일 | 〃 |
한승수 | 68 | 3선 | 강원 춘천 | 2004년 1월5일 |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국가발전에 공헌하겠다 |
주진우 | 55 | 2선 | 경북 고령-성주 | 2003년 12월8일 |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겠다 |
오세훈 | 43 | 초선 | 서울 강남을 | 2004년 1월6일 | 조그만 기득권이라도 버려야 정치개혁이 시작된다 |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민주당…호남중진 수도권 배치 등 놓고 갈등 증폭▼
‘호남 중진 물갈이론’ 파문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추미애(秋美愛) 김영환(金榮煥) 상임중앙위원 등 소장 개혁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물갈이론에 당 중진들이 집단 대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 중진의원 8명은 7일 긴급 오찬회동을 갖고 호남 ‘물갈이론’에 대한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이 모임에는 전남의 박상천(朴相千) 한화갑(韓和甲) 김충조(金忠兆) 김경재(金景梓) 김옥두(金玉斗) 의원과 광주의 김상현(金相賢) 의원, 전북의 김태식(金台植) 이협(李協) 정균환(鄭均桓) 의원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범동교동계인 조재환(趙在煥) 의원은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호남 물갈이론’은 해당(害黨) 행위이며, 이런 인위적 인적 청산을 주장하는 것은 민주당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한나라당과 달리 민주당의 물갈이론은 말만 무성해 중하위 당직자들 사이에선 “자기희생 없는 물갈이 개혁 주장으로 공허하다”는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 △조순형(趙舜衡) 대표와 추미애 상임위원의 전국구 배치 △김경재 이낙연(李洛淵) 강운태(姜雲太) 김효석(金孝錫) 의원 등 명망 있는 호남 초재선의 수도권 포진 △충북 괴산 출신인 김영환 상임위원의 충청권 출마 등을 주장했다.
민주당내 물갈이론의 뿌리는 ‘수도권과 호남의 전통적 지지층 이탈’이란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조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날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총선 전까지 이보다 더 나쁜 상황도 있을 수 있으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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