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농민단체 대표들은 “현재 농촌의 어려움이 많은 만큼 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2월까지 미뤄 달라”고 요청했으나 노 대통령은 “FTA 비준을 영구히 미룰 것이 아니라면 8일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같은 수출 주도 경제에서는 FTA 비준을 거부할 경우 경제도 어려워지고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어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주고받는 게 있어야 하니 정부의 농정대책을 믿어 달라”고 밝혔다.
이에 농민단체 대표들은 정부의 노력에 공감하면서도 앞으로 농정문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오찬에는 정현찬 전국농민총연맹 의장, 서정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강춘성 전국농업기술자협회장, 송남수 한국가톨릭농민회장, 김인호 한국여성농업인연합회장이 참석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FTA 처리를 놓고 가벼운 설전(舌戰)을 벌였다.
먼저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이 노 대통령과 최 대표를 바라보며 FTA처리 협조를 요청하자 최 대표는 “대통령께서 해 주셔야죠”라고 답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정부가 선물을 한 번 주었으니(국무회의에서 FTA 체결을 결정했으니) 이젠 국회에서 선물(비준)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고 최 대표는 “우리는 할 만큼 했습니다”라고 응수했다. 노 대통령은 다시 “밀어붙이면 밀릴 수밖에 없지만, 그렇게 밀어붙이지만 마시라”고 말문을 돌렸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