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밤 한국에 맞서 일본도 ‘독도 우표’를 발행하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무상의 제의에 대해 “파문을 확대시키거나 복잡하게 만드는 움직임은 취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해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다케시마는 일본의 영토”라면서 “한국도 잘 분별해서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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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무니없는 주장엔 무대응이 상책" |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은 한국의 독도 우표 발행에 맞서 같은 조치를 취하지는 않되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아소 총무상은 이날 각의에서 “(한국의 독도 우표 발행에 대한) 대항조치로 일본우정공사가 기념우표를 발행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지만 감히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6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일제가 조선인에게 강요했던 창씨개명은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망언을 했던 인물이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자국의 일부라고 생각해서 (우표를) 인쇄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면서 “현재 외국을 방문 중인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이 귀국하면 한국에 경위 설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일각에서는 ‘독도 우표’가 붙은 한국 우편물의 수취를 거부하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1954년 한국 체신부가 독도 풍경을 배경으로 한 우표를 발행했을 때도 일본 정부는 독도 우표가 붙은 한국 우편물을 반송하기로 의결한 적이 있다.
일본은 1905년 1월 28일 각의에서 독도를 새로 발견된 무인도로 간주해, 다케시마로 명명한 뒤 영유권을 주장해 왔으며 각종 교과서와 지도에도 일본령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일본 정부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한국의 입장을 다시 전달하는 한편 일본 정부에 독도 영유권 주장 자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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