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의 ‘독도 건드리기’ 속셈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한국의 독도 우표 발행과 관련해 ‘독도는 일본의 영토’라고 언급한 것은 일본 최고지도자의 공식 발언이라는 점에서 한일관계에 깊은 우려를 자아낸다. 이번 발언은 그가 새해 첫날 태평양전쟁 때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한국인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으로 명백한 한국 영토로서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 아래 놓여 있는 땅이다. 우리는 독도가 일본이 더 이상 왈가왈부할 대상이 아니며 그럴 권리도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새해 벽두부터 이어진 일본 총리의 그릇된 언행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런 처신은 이웃국가와의 우호관계를 해칠 뿐이며 세계의 지지도 얻을 수 없다.

이번 발언은 돌발적인 게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일본은 이전에도 여러 번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왔다. 거기에는 독도가 분쟁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확산시켜 장기적으로 영유권을 인정받으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고 본다. 이런 배경을 충분히 알고 독도문제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 분노에 그칠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냉철하고 전략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발언에 맞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주장이 안 나오도록 하겠다는 각오로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국제사회에 독도가 우리 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관련 학계와 더불어 독도가 우리 땅임을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한 학문적 노력을 축적하는 일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역사 왜곡이다. 독도에 대해 더는 부당한 주장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