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2일자 조선일보의 대통령 발언 관련기사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악의적 보도"라고 비난하면서 "법적, 도덕적 책임은 물론 명예훼손까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신문 4면에서 지난해 12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송년 오찬 모임에 참석했던 노대통령의 한 측근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이 검찰의 무리한 측근 비리 수사 발표를 못마땅해 하면서, '내가 검찰을 죽이려했다면 두 번은 갈아마실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관련기사▼ |
- 유인태 "사적 대화 흘린 사람 면회금지" |
이에 대해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12일 오전 수석보좌관 회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청와대 브리핑룸을 찾아와 "조선일보 4면에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검찰 두번은 갈아 마셨겠지만…'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는데 이같은 사실무근의 악의적 보도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윤대변인은 "당시 오찬에 참석했던 문희상 비서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유인태 정무수석을 전부 확인해 본 결과 전혀 그런 발언은 없었다고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조선일보 쪽도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윤대변인은 이같은 발언 여부에 대해 이례적으로 노대통령에게 직접 확인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까지 검찰수사와 관련해서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의 정당한 직무수행이라는 데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면서 "이 과정이 고통스럽지만 꼭 거치고 넘어가야 할 시대적 진통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윤대변인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가끔 서민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조선일보 보도처럼 그렇게 혐오스런 표현을 써본 적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린다"면서 "청와대는 조선일보의 사실무근의 악의적 보도에 대해 강력한 대응에 즉각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노대통령은 통상 회의 시작전 취재기자들에게 공개하던 오프닝 장면도 "오늘 회의 전에 할 말이 있는데 공개적으로 하긴 그렇고…"라며 청와대 전속 사진사까지 퇴장시켰다.
한편, 관련기사를 작성한 조선일보 기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취재가 됐기 때문에 쓴 것이다. 적어도 기자에게 누군가 이야기했으니 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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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대변인 브리핑 전문▼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까지 검찰수사와 관련해서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검찰의 정당한 직무수행이라는 데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이 과정이 고통스럽지만 꼭 거치고 넘어가야 할 시대적 진통이라고 생각해 왔다.
대통령이든 누구든 법 앞에 평등하고 혐의가 있다면 엄정한 수사를 받아야 된다는 신념에 변함이 없다. 오히려 참여정부가 지향하는 검찰권 독립이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으로 이해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끔 서민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조선일보 보도처럼 그렇게 혐오스런 표현을 써본 적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린다.
청와대는 조선일보의 사실무근의 악의적 보도에 대해 강력한 대응에 즉각 착수하겠다. 조선일보는 이번 사안에 대해 모든 법적,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특히 사실무근의 악의적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과 국정운영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질의응답 중 관련부분 전문▼
- 30일 오찬 참석자는 누구인가?
"문희상 비서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신상우 평통 수석부의장, 정찬용 인사수석이다."
- 외교사안 관련해서 좀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리겠다. 조사는 언제 어떤 경위로 착수됐고 현재 진행은 얼마큼 진행됐는지?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상태에서는 알고 있지 못하다."
- 일부 보도에 따르면 민정에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의 통화내역 조회도 함께 이뤄진 것으로 보도 됐는데 그것이 사실인지?
"그 보도도 봤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아는 바가 없다. "
- 대변인께서는 출입기자들의 통화내역조회 부분만이라도 민정에게 알아보고 청와대의 공식답변을 해주기를 부탁드리겠다.
"그 문제는 알아볼 수 있는 데까지 알아보겠다. 제가 오늘 이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확인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 풀기자가 내놓은 자료 말미에 보면 대통령께서 할 말이 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곤란하다고 해서 기자들이 퇴장한 다음에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공개적인 자리에서 하기 어렵다고 하신 말씀을 대변인이 나와서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해해 달라."
- 정확한 내용은 아니더라도 어떤 사안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인가 만이라도 말해달라
"적절치 않다."
- 주제에 대해서도?
"그렇다. "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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