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수석 “내 시대 갔다… 집에서 애나 봐야지”

  • 입력 2004년 1월 12일 18시 47분


“나는 집에서 애나 봐야겠다.”

유인태(柳寅泰·56)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열린우리당사를 방문해 정동영 신임의장에게 취임 축하를 건네며 이같이 ‘농반진반’의 말을 했다.

유 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난을 건넨 뒤 “시대가 많이 변했다. 정 의장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총선에 징발할 생각도 말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에 정 의장이 “충북 민심이 유 수석님의 (충북 제천) 출마를 바라고 있다”고 받았지만 유 수석은 “그곳도 젊은 사람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비켜갔다. 정 의장이 “대학생 시절 유 수석님이 이철(李哲) 전 의원과 민청학련을 주도할 때 나는 따라만 다녔다”며 치켜세웠는데도 유 수석은 “내 시대는 갔어”라는 말만 반복해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동석한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이 “이부영(李富榮·62) 김정길(金正吉·59) 상임중앙위원도 계시는데 왜 그러냐”고 말을 막아 상황을 정리했다.

한편 유 수석은 최근 노 대통령과 회동한 우리당 인사들이 발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청와대에서 밥 먹고 쓸데없는 소리를 해 대통령이 마치 정치에만 관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 회동 내용을 흘리는 사람은 면회를 금지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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